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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껍데기에 찍힌 숫자는 무슨 뜻일까? 10자리 난각번호 읽는 법

민다움 2026. 9. 27. 22:13

마트나 슈퍼에서 계란을 사 와 냉장고에 넣다가 계란 껍데기에 초록색이나 붉은색으로 찍힌 숫자와 영문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얼핏 보면 공장에서 제품을 관리하기 위해 찍어놓은 일련번호처럼 보인다. 그래서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짧은 숫자와 문자를 읽을 줄 알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계란이 언제 생산됐는지부터 어느 농장에서 생산됐는지, 계란을 낳은 닭이 어떤 환경에서 사육됐는지까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계란 껍데기에 찍힌 숫자는 무슨 뜻일까? 10자리 난각번호 읽는 법
계란 껍데기에 찍힌 숫자는 무슨 뜻일까? 10자리 난각번호 읽는 법

이 표시를 흔히 난각번호 또는 난각표시라고 부른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계란의 껍데기를 자세히 보면 일반적으로 열 자리의 숫자와 문자가 표시되어 있다. 처음 네 자리는 산란일자, 가운데 다섯 자리는 생산자 고유번호, 마지막 한 자리는 닭의 사육환경을 뜻한다.

 

예를 들어 계란에 ‘0827M3FDS1’이라는 표시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의미 없는 암호처럼 보이지만 읽는 방법을 알고 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0827’은 산란일자, ‘M3FDS’는 생산자 고유번호, 마지막 ‘1’은 사육환경번호다.

 

계란 하나에 찍힌 열 자리 표시 안에 계란의 출생일과 생산지, 닭이 살았던 환경에 대한 정보가 함께 들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각각의 표시는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앞의 네 자리 숫자는 계란이 나온 날짜를 알려준다

난각번호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 부분은 앞의 네 자리 숫자다. 이 숫자는 계란의 산란일자를 나타낸다. 표기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앞의 두 숫자가 월을 뜻하고 뒤의 두 숫자가 일을 뜻한다.

 

예를 들어 ‘0927’이라고 표시돼 있다면 9월 27일이라는 의미다. ‘0105’라면 1월 5일이고 ‘1224’라면 12월 24일을 뜻한다. 연도는 별도로 표시하지 않고 월과 일만 네 자리 숫자로 표시한다.

 

따라서 마트에서 계란 두 제품을 비교할 때 포장지뿐만 아니라 계란 껍데기에 찍힌 앞 네 자리 숫자를 살펴보면 어느 시점에 산란된 계란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산란일자와 유통기한을 같은 의미로 생각하면 안 된다. 산란일자는 말 그대로 닭이 알을 낳은 시점을 나타내는 정보다. 반면 소비기한이나 보관과 관련된 정보는 계란의 포장 상태나 보관 온도 등 여러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계란이 신선한지 판단할 때도 산란일자 하나만 보고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계란은 생산된 뒤 선별과 포장, 운송 과정을 거치며 보관 온도 역시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계란을 구입할 때에는 산란일자와 함께 포장 상태와 보관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또 한 가지 알아둘 점은 산란일자가 반드시 계란 하나하나가 정확히 닭에게서 나온 순간을 기록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유통 과정에서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 산란과 채집이 관리되고 표시된다. 그래서 난각에 찍힌 날짜는 소비자가 계란의 생산 시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정보라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쉽다.

 

과거에는 소비자가 계란을 보고 생산 날짜를 바로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산란일자 표시가 시행되면서 계란 껍데기만 살펴봐도 생산 시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여러 판의 계란을 비교할 때 앞 네 자리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난각번호에서 가장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운데 다섯 자리는 계란을 생산한 농장을 알려주는 고유번호다

산란일자 다음에 표시되는 다섯 자리 숫자와 영문은 생산자 고유번호다. 쉽게 말하면 계란을 생산한 농장을 구분하기 위해 부여한 일종의 농장 식별번호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M3FDS’처럼 영문과 숫자가 섞여 있는 표시가 보일 수 있다. 이 다섯 자리 자체가 농장의 이름을 줄여 쓴 것은 아니다. 각각의 생산 농장을 구분하기 위해 부여된 고유한 번호다.

 

우리가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바코드로 제품을 구별하는 것처럼 계란은 생산자 고유번호를 통해 어느 농장에서 생산된 것인지 추적할 수 있다. 만약 특정 계란의 생산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이 번호가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이 번호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추적 가능성 때문이다. 계란은 전국의 수많은 농장에서 생산돼 선별과 포장을 거친 뒤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만약 모든 계란에 단순히 회사명이나 브랜드명만 표시된다면 실제 계란을 생산한 농장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우리가 마트에서 보는 계란의 브랜드와 실제 생산 농장이 항상 같은 개념인 것도 아니다. 하나의 유통 브랜드가 여러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을 공급받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생산자 고유번호를 이용하면 실제로 어느 생산 농장에서 나온 계란인지 구별할 수 있다.

 

그래서 난각표시는 단순한 제품 디자인이 아니라 계란의 생산과 유통 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 역할도 한다.

 

가끔 계란을 보다 보면 같은 브랜드의 계란인데도 가운데 다섯 자리 문자가 서로 다른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를 보고 가짜 제품이거나 잘못 표시된 것이 아닌지 걱정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런 의미는 아니다. 같은 브랜드에서 판매되는 계란이라도 서로 다른 생산 농장에서 공급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자 고유번호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같은 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이라면 브랜드나 판매처가 달라지더라도 생산자 정보를 확인하는 데 해당 고유번호가 활용될 수 있다.

우리가 평소에는 계란을 크기나 가격, 브랜드 정도로만 구분하지만 난각번호를 이해하고 나면 계란 하나하나에도 생산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가운데 다섯 자리는 계란의 ‘출신지’를 확인하기 위한 번호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앞의 네 자리가 계란이 언제 나왔는지를 알려준다면 가운데 다섯 자리는 어디에서 생산됐는지를 추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마지막 숫자 1·2·3·4는 닭이 어떤 환경에서 살았는지를 의미한다

난각번호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부분은 마지막 한 자리 숫자다. 바로 사육환경번호다. 계란을 낳은 닭이 어떤 방식으로 사육됐는지를 숫자 1부터 4까지로 구분해 표시한다.

 

마지막 숫자가 1이라면 방사 사육 환경을 뜻한다. 닭이 축사뿐만 아니라 바깥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의 사육 방식이다.

 

숫자 2는 축사 안에서 닭이 바닥을 이동할 수 있는 평사 방식이다. 야외 방사와는 차이가 있지만 닭이 축사 내부의 바닥 공간에서 움직일 수 있는 형태다.

 

숫자 3은 개선된 케이지 사육을 의미한다. 닭을 케이지에서 키우되 기존 케이지보다 한 마리에게 제공되는 공간을 넓힌 형태다.

 

마지막 숫자가 4라면 기존 케이지 방식으로 사육됐다는 의미다.

 

그래서 계란 두 개의 난각번호가 거의 똑같아 보여도 맨 마지막 숫자가 다르다면 닭이 사육된 환경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많이 오해하는 부분도 있다. 사육환경번호가 계란의 맛이나 영양 등급을 직접 나타내는 숫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숫자 1이라고 해서 무조건 영양 성분이 가장 높고 숫자 4라고 해서 영양 성분이 가장 낮다는 뜻은 아니다.

 

이 숫자가 알려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닭의 사육환경이다. 따라서 계란을 선택할 때 가격이나 크기, 생산 방식, 사육환경 가운데 무엇을 중요하게 볼지는 소비자가 결정할 부분이다.

 

또 ‘1번 계란이면 무조건 유기농 계란이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방사 사육과 유기농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유기농 여부는 사육환경뿐 아니라 사료와 생산 과정 등 별도의 기준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사육환경번호 하나만 보고 유기농 제품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방사 사육을 뜻하는 1번에도 알아둘 점이 있다. 가축 방역 상황 등에 따라 방역을 위해 닭의 야외 방사가 제한되는 특별한 기간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관련 기준에 따라 기존 방사 사육 농가의 표시가 운영될 수 있으며 소비자가 오해하지 않도록 별도의 안내 표시가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육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계란 껍데기의 마지막 숫자뿐 아니라 포장지에 적힌 안내 내용도 같이 확인하는 것이 좋다.

 

결국 계란에 찍혀 있는 열 자리 표시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앞의 네 자리를 보면 언제 산란된 계란인지 알 수 있고, 가운데 다섯 자리를 보면 생산 농장을 구분할 수 있으며, 마지막 한 자리를 보면 닭의 사육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평소에는 의미 없는 숫자처럼 지나쳤던 표시지만 한 번 읽는 방법을 알고 나면 마트에서 계란을 고르는 방식도 조금 달라진다. 가격표와 포장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계란 자체에 표시된 정보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에 계란을 구입하게 된다면 껍데기를 한 번 자세히 살펴보자. 예를 들어 ‘0927ABCDE2’라는 표시가 있다면 이제는 단순한 코드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다. 9월 27일에 산란된 계란이고, ‘ABCDE’라는 고유번호를 가진 생산자가 생산했으며, 축사 안 평사 방식으로 사육된 닭이 낳은 계란이라는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계란 하나에도 언제 생산됐는지, 어디에서 생산됐는지, 닭이 어떤 환경에서 사육됐는지를 알려주는 정보가 작은 글씨로 담겨 있다. 알고 나면 별것 아닌 숫자처럼 보였던 난각번호가 꽤 유용한 생활정보로 바뀐다.

 

계란을 고를 때마다 열 자리 숫자를 모두 외울 필요는 없다. ‘앞 네 자리는 날짜, 가운데 다섯 자리는 생산자, 마지막 한 자리는 사육환경’이라는 구조만 기억해 두면 된다. 그 정도만 알아도 앞으로 계란 껍데기에 찍힌 숫자를 훨씬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